당뇨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아니 이제는 유행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과 전쟁을 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공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70만 1000명(30세 이상 526만 900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그럼 당뇨병이랑 정확하게 어떤 질병인지 알아보자.
21세기 전염병
기원전 1550년경에 쓰인 고대 이집트 의학 문헌인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에서는 “소변을 너무나 많이 보는” 병으로 당뇨병이 최초로 묘사된다. 지금의 당뇨병 Diabets라는 명칭도 ‘과도한 배뇨’에서 이름을 얻었다.
이 병에 걸린 환자들은 이상하게도 아무리 먹어도 살이 빠졌고 소변에서는 단맛이 났으며 소변을 자주 봤고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필자도 당뇨병과 함께 살고있다. 30대 초반에 진단을 받은 후 10년 이상을 이 병과 싸우고 있다. 내가 당뇨병에 걸리니 주변에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당뇨병 초기인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전염병이다. 난 당뇨병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그것도 이제는 흔한 전염병.
1800년대에는 제1형 당뇨병이 더 흔했다. 하지만 2000년 대 후반으로 오면서 제1형 당뇨병은 총 당뇨병의 10% 미만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만큼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늘어났다는 증거이다.
당뇨병은 모든 성별과 연령대, 모든 인종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불러온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다.
당뇨병의 유형
당뇨병이 생기면 만성적인 고혈당과 함께 여러 가지 대사 장애를 겪는다. 고혈당(hyperglycemia)의 접두사 하이퍼는 ‘과도하다’는 뜻이며 접미사 에미아는 ‘혈중’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용어는 문자 그대로 ‘혈액 속에 포도당이 과도하다’는 의미이다.
당뇨병은 제1형, 제2형, 임신성 당뇨병(임신으로 인한 고혈당), 기타 특정 당뇨병 이렇게 네 가지 범주로 나뉜다. 당뇨병은 제1형, 제2형, 임신성 당뇨병(임신으로 인한 고혈당), 기타 특정 당뇨병(유전적 결함, 췌장의 질환, 약물 또는 화학적인 원인, 감염, 내분비 질환 등) 이렇게 네 가지 범주로 나뉜다.
특수한 형태의 당뇨병을 제외하고 대표적인 당뇨병 유형인 제1형과 제2형에 대해 알아보겠다.
제1형 당뇨병
제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체의 면역체계가 인슐린 분비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의미다.
환자의 혈액에는 정상적인 인체 섬세포에 대한 항체가 들어 있는데, 이것은 자가면역 공격의 증거이다. 시간이 지나 인슐린 생성 세포의 파괴가 누적되면 제1형 당뇨병이 심각한 인슐린 결핍으로 진행되어 대개 증상이 발생한다.
제1형 당뇨병은 유전적 소인이 강하지만, 결국 무엇이 자가면역 파괴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지는 불확실하다.
계절 변수도 방아쇠가 될 수 있지만, 정확히 어떠한 변수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환경 요인으로는 우유와 밀 단백질에 대한 민감도, 비타민 D 부족이 있다.
또한 제1형 당뇨병은 그레이브스병(갑상샘에 영향을 미치는) 또는 백반증(피부에 영향을 미치는)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따라서 성공적인 치료의 초석은 부족한 인슐린 호르몬을 적절하게 대체하는 것이다.
인슐린 주사의 발견으로 예후가 크게 개선되면서 많은 사람이 당뇨병이 완치되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행복은 잠시뿐이였다. 장기적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보다 합병증 위험이 훨씬 커 신체의 거의 모든 기관이 영향을 받는다.
제2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90~95%를 차지한다. 제2형은 일반적으로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하며 정상에서 전당뇨 단계, 본격적인 제2형 당뇨병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진행된다. 나이가 많고 비만도가 높을수록 걸릴 위험이 크다.
고혈당은 제1형 당뇨병에서처럼 인슐린 부족보다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처음 인슐린 분석 방법을 개발했을 때 연구자들 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수치가 매우 낮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인슐린 수치가 오히려 높았다.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지 못하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이라고 한다.
인체는 이 저항을 극복하려고 인슐린을 늘려 정상적인 혈당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 대가로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다. 하지만 이 보상에는 한계가 따른다. 인슐린 수치를 늘려도 증가하는 저항을 따라가지 못하면 혈당이 상승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다.
당뇨병의 증상
고혈당은 모든 형태의 당뇨병의 특징이다.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신장의 능력(신장 역치)이 높은 혈당 수치를 따라가지 못하면 당이 소변으로 흘러 들어 빈번하고 과도한 배뇨와 심한 갈증을 일으킨다.
포도당 소실이 만성이 되면 체중 감소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으며 식욕을 자극할 수도 있다. 당뇨병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갈증을 자주 느낀다.
- 소변을 자주 본다.
- 알 수 없는 이유로 체중이 빠르게 감소한다.
- 체중은 줄었으나 허기가 증가한다.
- 피로감을 잘 느낀다.

당뇨병의 진단 방법
당화혈색소 검사
당뇨병은 두 가지 혈액검사인 헤모글로빈 당화혈색소(보통 줄여서 당화혈색소(A1C)라고 함) 또는 혈당 검사 중 하나를 이용해 진단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은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적혈구의 평균 수명인 3개월 동안 포도당 분자는 지배적인 혈당 수준에 비례해 헤모글로빈에 달라붙는다.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은 포도당의 양은 당화혈색소라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당화혈색소는 3개월 동안 신체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한다.
당화혈색소 | 분류 |
---|---|
5.7% 이하 | 정상 |
5.7% ~6.4% | 당뇨 전 단계 |
6.5% 이상 | 당뇨병 |
당화혈색소는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와 관리에서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대부분 당뇨병 환자들의 목표는 당뇨 전 단계인 5.7% ~6.4%를 유지하는 것이다.
혈당 검사
당뇨병을 진단하는 두 번째 검사는 혈당 검사 또는 혈장 포도당 검사라고도 하는 혈중 포도당 검사이다. 공복혈당 검사 또는 경구 포도당 내성 검사(OGTT)를 사용하여 측정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최종 당뇨병 판정을 하기위해 진행하는 검사이다.
공복혈당 검사의 경우 적어도 8시간 동안 공복 상태여야한다. 혈액 표본을 채취해 혈중 포도당량을 측정하는데 126mg/dL 이상의 수치를 보이면 당뇨병으로 판단한다.